文, '전두환 표창'에 "언제는 가짜 뉴스라더니" 논란...알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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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

[사진 KBS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전두환 표창'이 논란을 빚고 있다.

문 전 대표가 19일 오전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자신의 군 복무 시절 사진을 공개했다.

문 전 대표는 "저는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았다"라며 "당시 제1공수여단 여단장은 전두환 장군이었고,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이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 국민의당 등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TV 토론회 직후인 이날 오후 안 지사 측 의원멘토단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광주와 호남인들의 억울함과 한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인가"라며 "자랑하는 듯 이야기를 해 좀 놀랐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생각해보니까 (전두환 표창이) 그 캠프에서 '가짜 뉴스'라고 보도자료를 낸 게 있다"라며 "정치인의 인생은 자기의 삶 속에 체화되지 않은 이야기를 할 경우 그것이 언젠가는 드러난다"라고 밝혔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문 후보 캠프는 '가짜 뉴스 사례집'을 배포하면서 전두환 표창장이 마치 가짜 뉴스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며 "후보는 표창을 받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캠프는 이를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또 김종구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 문 전 대표는 '전두환 장군님한테 표창을 받았다'며 자랑했다"라며 "페이크 뉴스라고 규정해왔던 내용을 문 전 대표가 스스로 사실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 지사 측과 국민의당에서는 이날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이 이를 '가짜 뉴스'로 규정했던 캠프의 과거 알림 내용과 배치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캠프가 표창을 받은 사실 자체를 가짜 뉴스로 지목했다는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문 전 대표가 표창을 받은 것을 두고 일부 인사들이 SNS를 통해 마치 문 전 대표가 5·18 광주민주화 운동 진압과 관련해 표창장을 받은 것처럼 주장한 바 있는데, 문 전 대표 캠프에서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가짜 뉴스라고 알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문 전 대표가 군대에서 표창을 받은 시기는 군 입대 직후인 1975년 12월이다. 당시 문 전 대표는 특수전 훈련을 마치며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과정 최우수 표창을 받았다. 전두환 제1공수여단장으로부터 화생방 최우수 표창을 받은 것도 자대 배치 이후다. 문 전 대표는 1978년 만기 전역했으니 1980년의 5·18광주민주화 운동과는 관련이 없다는 게 문 전 대표 캠프 측 설명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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