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미녀와 야수’ 엠마왓슨 X 댄 스티븐스, “원작보다 우리가 더 로맨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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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동명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야심작 ‘미녀와 야수’(3월 16일 개봉, 빌 콘돈 감독). 원작의 사랑스런 캐릭터를 쏙 빼닮은, 명배우들이 대거 합류한 작품이다. 개봉에 앞서 벨 역을 맡은 엠마 왓슨(26), 야수를 연기한 댄 스티븐스(34)를 미국 뉴욕에서 함께 만났다. 

미녀와 야수 / BEAUTY AND THE BEAST 사진=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미녀와 야수 / BEAUTY AND THE BEAST 사진=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글= 홍수경 영화저널리스트 

영화 속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처음인데.

엠마 왓슨(이하 왓슨) “그러게. 노래 부르는 연기를 한 번도 해 본 적 없기에 색다른 도전이었다. 두 달 넘게 훈련받으며 ‘미녀와 야수’의 모든 노래를 익혔다. 첫 촬영 때는 몹시 긴장되고 겁도 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행복한 마음으로 노래 부르게 됐다.”

야수를 연기하는 것도 엄청난 도전이었겠다.

댄 스티븐스(이하 스티븐스) “촬영장에서는 실제 의상을 입고 연기했다. 점으로 뒤덮인 회색 근육 수트를 입고 또다시 연기했으며, 자외선 페인트를 뿌린 뒤 얼굴 표정을 캡처하기 위해 한 번 더 연기를 반복했다. 그 모든 것을 CG(컴퓨터 그래픽)로 합치는 과정이 무척 신기했다. 최근 내가 등장하는 영화 속 장면을 봤는데, 진짜 야수처럼 보여서 더 마법 같더라.”

미녀와 야수

미녀와 야수

벨과 야수가 함께 춤추는 장면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벨의 노란색 드레스를 입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왓슨 “겉보기와 달리 그 드레스 내부에는 수많은 장치가 숨어 있었다. 상당히 무거웠기에, 리허설하면서 ‘드레스가 더 가벼워야겠는데?’라고 생각했다. 야수와 춤추는데, 마치 드레스가 제3자처럼 끼어든 느낌이랄까(웃음). 의상 디자인팀과 논의한 결과, 가볍고도 아름다운 드레스가 탄생했다. 아주 로맨틱하다.”

춤 장면은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로맨틱한 순간이다. 영화가 그보다 더 로맨틱할 수 있을까.

왓슨 “‘그렇다’고 말하겠다. 나는 무거운 드레스를, 댄(스티븐스)은 여러 가지 장치를 착용한 상태로 함께 춤췄는데, 아마 영화를 촬영하며 가장 집중했던 순간이 아닐까.”

스티븐스 “벨과 야수가 서로에게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기에 굉장히 감정적이다. 야수는 춤추며 무척 겁에 질리는데, 그것은 그가 인간이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벨이 야수의 인간적 부분을 일깨워 준 셈이다.”

왓슨 “딱 한 번, 둘 다 완벽하다 싶게 춤춘 적 있었다. 춤이 끝나자마자 서로 ‘바로 이거야!’라고 외쳤는데, 하필 촬영 중이 아니었다(웃음)!”

미녀와 야수 / BEAUTY AND THE BEAST 사진=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미녀와 야수 / BEAUTY AND THE BEAST 사진=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왜 사람들이 여전히 ‘미녀와 야수’ 이야기에 매료된다고 생각하나.

스티븐스 “비틀어 보면, 억만장자 부모를 둔 철없는 부자 소년에 관한 이야기인데(웃음)…. 어느 문화권에나 있는, 보편적 이야기라 생각한다. 단순히 어떤 여성이 한 남성을 변화시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두 존재가 만나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마침내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왓슨 “이 이야기가 가진 깊이 때문이라고 본다. 야수로부터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나. 또한 우리에게 내재된 여성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단순한 줄거리를 초월해, 더 파고들 여지가 많은 이야기다.”

미녀와 야수 / BEAUTY AND THE BEAST 사진=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미녀와 야수 / BEAUTY AND THE BEAST 사진=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왓슨은 성(性) 평등과 여성 인권에 대해 꾸준히 발언하고 있다. 벨 캐릭터에도 이런 노력이 반영됐나.

왓슨 “젊은 여성으로서 영감을 받을 만한 캐릭터다. 벨의 노래 중에 ‘더 많은 걸 원해(I Want More)’라는 가사가 있다. 극 중 노래를 부르며, ‘벨은 정말 나를 위한 캐릭터야. 내 이야기를 하고 있어’라고 느끼곤 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내적인 힘을 가진 여성이다.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 확신한다. 다른 사람은 물론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것, 그 이상을 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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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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