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과 생각 같으면 새정부선 그만둬라" 강창일 의원 '막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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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외통위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제주시 갑)의 막말이 구설수에 올랐다.
강의원은 이날 외통위 현안질의에서 “지금 현 정부에 (박근혜정부) 외교정책, 윤병세 장관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을텐데”라며 “새 정부 들어 당연히 정책전환이 있을텐데 이를 준비해야 하니 그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빨리 TF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개월 있으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데 (지금 정부가) 엄청나게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짓을 하고 있다”면서다.
강의원은 이어 “차관 말이죠. 계속 고집해서 나갈 거예요? 하시겠어요? 안 하시겠어요? 차관은 윤장관과 생각이 어떤지 모르겠는데 생각이 틀린 분들이 있을 거 아니예요. 예? 왜 말 안해요. 답변 안해요?”라고 몰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중앙 포토]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중앙 포토]

이날 동남아시아 해외출장중인 윤장관을 대신해 출석한 안총기 2차관이 마지못해 “정부는 수장을 중심으로 일치된 의견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온당한 것”이라고 답변하자 강의원은 한발 더 나아갔다.
강의원은 “그러면 차관도 똑같은 생각을 하면, 새정부 들어오면 당장 그만둬야겠네요. 찾아보세요. 생각이 틀린 분이 계실텐데 준비해주셔야지요”라며 “(외교부가) 대한민국 공무원이지, 윤병세 졸개들이 아니잖아요. 왜 그렇게 어영부영 답변하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이어 “어차피 (새 정부 들어서면) 정책전환이 있을 거라는 건 누구든지 상상할 수 있지 않느냐”며 “검찰은 잘 한다고요. 검찰은 새 정부가 들어오면 맞춰서 개편하려고 하는데 외교부에서도 (그렇게) 해줘야 된다는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의원은 인사상의 보복조치를 염두에 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지극히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국장들 다 사표낼 거예요? 안 차관이 똑같은 생각이면 전부 다 갈아치워야 해요? 외교부를 없애야 합니까? 정책 변화는 누구든지 다 알고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말문이 막힌 안차관이 답변을 하지 않자 강 의원은 “고개만 끄덕거리면 속기록에 안 나와요. 해야죠?”라고 답변을 요구했고 안차관은 마지 못해 “새 정부가 들어설 때에 대비해서 시간이 안 남았기 때문에 그동안 있었던 일과 정책을 정리해서 아마 브리핑을 하는 준비작업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원은 이에 “브리핑 안 해도 좋고요. 다 끝나는 판에. 국가를 생각한다면 여러가지 대응방향들을 준비하시라. 이게 지극히 당연한 거 아닙니까. 아이 참~”이라고 타박했다. 질의 도중에 안총기 외교부 제2차관을 조태열 전임 2차관과 헷갈려 “조 차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회의장에 배석해있던 외교부 당국자들은 강의원의 계속된 황당한 주장에 말문을 잃었다. 한 관계자는 “마침 오늘 대통령 선거일이 5월 9일로 확정됐는데 민주당이 벌써부터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잡은 것처럼 행세하는 것 같아 불편했고 걱정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차세현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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