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은 54개소국의 연맹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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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마한의 실체를 밝히는 본격적인 마한관계 학술회의가 지난달 29∼31일 이리 원광대에서 열렸다. 「마한·백제문화연구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이 대학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김삼용)가 마련한 9번째 국제학술회의에서 김소장은 『백제 문화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선 그 선주문화인 마한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백제관계 뿐아니라 마한의 실체와 영역 및 연구과제등에 치중, 모색코자 한다』고 말했다.
노중국교수 (계명대)는『마한은 소국연맹체의 하나로 성립시기는 BC3세기말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마한연맹체의 해체과정은 백제의 성립·성장과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면서 『위례에 정착했을 당시의 백제는 마한맹수국인 목지국의 용인하에 존립이 가능했으나 그 후 영도권을 둘러싼 두 나라의 대결은 몇 차례의 충돌 후 3세기중엽 백제국이 목지국을 병합함으로써 일단락했다』고 지적했다.
노교수는 『목지국해체후 마한의 신미국을 중심으로한 20여 소국들은 백제국에 항거하면서 영산강유역에 지역연맹체를 형성했다』면서 『신미국중심의 영산강유역세력에 대한 백제의 정복활동은 4세기중엽 근초고왕대에 행해졌다』고 말했다.
노교수는 『마한의 정치적 세력은 기본적으로 소국연맹체』이며 『마한내의 소국들은 지리적·경제적관계등에 따라 지역연맹체를 형성, 백제국·목지국·건마국·신미국등이 이들지역연맹체의 중심세력이었으며 이중 목지국이 지역연맹체의 가장 유력한 중심세력으로 마한맹주국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기동교수(동국대) 는『초기백제의 역사는 바로 마한영역에 대한 잠식의 역사였으며 4세기중엽까지의 한반도 서남지역의 역사는 그대로 마한의 역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마한54개국 중 유독 백제가 나머지 국가들을 제쳐놓고 통합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현재 사학계의 큰 의문점의 하나』라면서 그러나 『고대 정복국가로서의 백제의 대두를 근초고왕(346∼375년) 때로 보는데는 대략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지적했다. 한편 최몽용교수(서울대)는 『4백년간 지속된 마한의 전통을 유지하는 마지막 근거지가 나주군 반남면일대일 가능성이 크며 반남면 일대의 고분에서 나온 부장품 중 특히 김동관은 이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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