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영두뇌」들 금융계로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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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자본주의의 웨스트포인트(미육군사관학교)격인 하버드비즈니스 스쿨(하버드경영대학원)이 누려온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
하버드에서 경영학석사학위(MBA)를 취득한 엘리트들이 자본주의의 근간인 제조업보다는 은행·증권회사등 금융업을 선호, 월가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산업의 공동화추세의 한 단면인 셈이다.
미국의 격주간 경제지 「포천」최신호(11월9일자)에 따르면 올해 하버드가 배출한 8백명의 MBA가운데 제조업체로 진출한 사람은 전체의 23%인 1백84명에 불과했다. 반면 가장 많은 2백48명(31%)이 금융계로 나갔고, 제조업과는 직접관계가 없는 경영컨설팅회사로도 1백52명(19%)이 몰렸다.
이같은 경향이 미국제조업의 쇠락을 부채질하고 있는것인지를 놓고 심심찮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포천」은 이같은 경향에대해 가장 현실적인 이유를 제시하고있다. 돈때문 이라는것.
10년전만하더라도 하버드 MBA의 40%가 제조업을 택했다. 왜냐하면 봉급수준이 금융업보다 오히려 나았기 때문이라는 것. 지금은 완전히 역전돼 MBA취득자가 처음 받는연봉이 금융업의 경우 평균5만1백달러인데 비해 제조업은 4만5천6백달러로 뒤지고 있다. 컨설팅업은 금융업보다도 높아 6만2천3백달러.
이러한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는데 자동차메이커 포드사의 최고경영자「도널드·피터슨」은 지난해 하버드경영대학원 학생에 이렇게 하소연 하기도 했다. 『가장 뛰어나고 우수한 학생들이라면 미국의 제조업체를 이끌어나갈 생각을 해야한다. 미국제조업이 경쟁력을 잃는날, 여러분이 택할수있는 직업의 폭도 그만큼 보잘것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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