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교육비 경감' 은 공염불..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18조원

중앙일보

입력

“사교육비 부담을 매년 1조원 줄이겠다.”


정부가 2014년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이런 정부의 약속은 공염불로 그쳤다. 사교육비 부담이 줄기는커녕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계속 늘고 있다.

전년 대비 1.4% 증가..학생 수 줄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더 늘어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5만6000원..전년 대비 4.8% 증가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18조1000억원이다. 1년 전(17조8000억원)보다 1.3% 늘었다. 지난해 학생 수가 588만3000명으로 전년(608만9000명) 대비 3.4% 감소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초등학생 사교육비가 7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9%, 고등학교는 5조5000억원으로 8.7% 늘었다. 반면 중학교(4조8000억원)는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6000명으로 전년(24만4000원)보다 4.8% 증가했다. 중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가 27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과 거의 같다. 고등학생(26만2000원)과 초등학생(24만1000원)의 1인당 사교육비는 1년 전보다 각각 10.9%, 4.5% 늘었다.

자료 통계청

자료 통계청

 통계청 관계자는 “중학교에 자유학기제가 도입된 영향으로 사교육비가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중학생의 사교육 참여율도 전년보다 5.5%포인트 떨어진 63.8%를 기록했다. 초등학생 참여율은 80%, 고등학생은 52.4%였다.

일반 교과보다는 예체능ㆍ취미교양 분야의 사교육비가 많이 늘었다. 지난해 1인당 일반 교과 월평균 사교육비는 19만1000원이다. 전년 대비 0.6%(1000원) 늘었다. 영어(7만9000원), 수학(7만6000원), 국어(1만6000원) 순으로 많이 사교육비가 들었다. 음악, 미술을 포함한 예체능 및 취미교양에는 지난해 1인당 월 6만3000원의 사교육비가 쓰였다. 1년 전보다 19.5% 늘었다.

윤연옥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학업 성적을 올리기 위한 사교육보다 자기 계발 등을 위한 예체능 분야의 사교육비가 많이 올랐다는 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득이 많을수록 사교육비에 많이 투자했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4만3000원이다.

월 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의 1인당 사교육비(5만원)보다 9배 가까이 많다. 지난해 방과후 학교 참여율은 55.8%로 전년보다 1.4%포인트 줄었다. EBS 교재 구입비는 1700억원으로 전년과 거의 유사했다. 어학연수비는 3900억원으로 전년보다 33.3% 줄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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