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탄핵심판 결정 직후 첫 행선지는 팽목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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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지켜봤다.

오전 10시58분쯤 자택에서 흘러나오는 TV 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JTBC를 통해 헌법재판소 결정 과정을 지켜봤다. 오전 11시21분 헌재소장 권한대행인 이정미 재판관이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자택 안은 고요했다.

대신 문 전 대표는 선고 직후 박광온 수석대변인을 통해 “오늘 우리는 헌법 제1조의 숭고하고 준엄한 가치를 확인했다”며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역사는 전진한다. 대한민국은 이 새롭고 놀라운 경험 위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문구를 강조한 것이다. 또 “이제 나라를 걱정했던 모든 마음들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며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평화로운 광장의 힘이 통합의 힘으로 승화될 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도 했다.

  오후 12시5분쯤 문 전 대표가 자택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오른손에는 무거운 서류를 두둑히 채운 가방을 든 채였다. 기자들과 만난 문 전 대표는 “네 수고 많습니다. 오늘 제 입장은 우리 박광온 대변인을 통해서 이미 밝혔다. 그렇게 양해해주십시오”라고 짧게 응답한 뒤 차량을 타고 자택을 빠져나갔다. 

문 전 대표 측은 이후 “세월호 희생자 넋을 기리기 위해 전남 진도의 팽목항을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권혁기 부대변인은 “가장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곳. 그래서 절박한 희망이 다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곳이 팽목항”이라며 “그래서 문재인 전 대표 본인이 감당해야 할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과 마주하기 위해, 각오와 의지를 다지기 위해 팽목항을 가시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은동 자택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헌재 결정 지켜봐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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