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제회복 '동시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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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의 회복 조짐이 완연해지면서 세계 경제가 동시에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나오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12일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다룬 특집기사를 통해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 회복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는 올 하반기에 3.5%의 성장을 기록하며 세계 경제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종료와 부시 정부의 감세정책의 영향을 받아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져 경제의 본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기업신뢰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최악의 시기'를 넘어서고 있으며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의 경우 독일보다 상황이 더 낙관적이라는 분석이다.

아시아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도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부유층들이 앞다퉈 집과 차를 사는 등 움츠렸던 소비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어 올해 5.6%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경제도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2일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1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0.6% 성장했다. 또 분기 기준으로는 6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같은 세계 경제의 동반 회복 조짐은 각국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15% 상승했으며 일본의 닛케이지수도 11% 올랐다.

지난해 금융 위기와 정치 불안으로 얼룩졌던 남미시장도 주식가격이 오르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머벌 지수는 올들어 38%, 브라질의 보베스파 지수는 19% 뛰었다.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IIE) 연구원 마이클 무사는 "올 하반기에 세계 경제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각국이 경기 활성화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사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 하반기에는 3.5%, 내년에는 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의 리처드 버너 수석연구원 등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세계 경제 현안들이 많아 낙관적 기대는 이르다고 경고하고 있다.

많은 아시아지역 은행들이 악성 부채에, 유럽은 여전히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으며 남미에서는 정치.금융위기로 새로운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미국 이외 지역에서 소비와 투자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무역적자가 확대돼 현재의 성장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WSJ는 현재 미국에서 분당 1백만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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