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영국서 애브비 상대 특허 소송 '승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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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의약품)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에피스가 미국의 다국적제약사 애브비를 상대로 영국 고등법원에 제기한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에 대한 특허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5일 밝혔다.

영국법원 "애브비의 특허 인정 안된다"며 삼성 손 들어줘 #'전세계 매출 1위 의약품'…삼성ㆍ화이자 등 뛰어들어 #애브비, 유사한 특허 신청하면서 '시간 끌기 전략' 취할듯

예정대로라면 유럽에서 휴미라에 대한 물질 특허는 2018년 만료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암젠 등은 휴미라와 효과는 유사하면서 약값이 상대적으로 싼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애브비가 이들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휴미라에 대한 2건의 특허를 추가해 특허 종료 시점을 각각 2022년과 2023년으로 연장한 것이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3월 일본 후지필름 교와 기린바이오로직스(FKB)와 함께 영국 고등법원에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6월과 8월 유럽과 한국에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에 대한 판매 허가 신청을 한 상황이다. FKB도 바이오시밀러 ‘FKB327’을 개발 중이다.

결국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 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FKB의 손을 들어줬다. 애브비가 추가로 등록한 휴미라의 특허 2건에 대해 “특허성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낙관하기는 이르다. 애브비는 소송 중이던 지난해 11월 “특허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재판 포기를 요청했으나 법원은 애브비의 재판 각하요청을 거절했다.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는 소송 중에 피고가 특허 권리를 포기하고 추후 유사한 특허를 내는 '시간 끌기 전략'을 빈번히 사용한다. 이번에 패소한 애브비가 조만간 유사한 특허를 내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또다시 소를 제기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휴미라는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다. 연간 매출이 160억 달러(약 18조5000억원)에 달한다. 휴미라는 애브비의 매출 60%를 차지해 애브비로서는 사활을 걸고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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