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능 덕에 내신 불리 극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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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관계자는 올해 입시 결과를 "최상위권에서의 수능 변별력이 학생부의 불리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컸다"고 설명했다.

◆ 수능의 힘=서울대에선 수능과 학생부 각각 100점이다. 학생부는 석차백분율을 본다. 고교 간 차이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몰린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 출신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실제 서울대에 지원한 일반고 출신의 학생부 성적은 석차백분율로 대략 2, 3%대라고 한다. 그러나 상위권 특목고에서 공부를 가장 잘한다는 학생의 학생부 성적은 10% 안팎이다. 학생부 점수를 서울대 입시 점수로 환산하면 일반고 출신과 상위권 특목고 학생의 점수 차는 2점대까지 차이가 난다.

이 차이를 수능으로 만회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특목고 학생의 합격을 좌우했다. 서울대 입시 점수 1점은 수능 표준점수 8점쯤에 해당한다. 결국 2점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수능 표준점수로 16점쯤 더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대 측은 "지난해만 해도 서울대 기준으로 수능 만점이 68점이 채 안 됐다. 그러나 올해엔 70점까지 나왔다"며 "올라간 2점으로 학생부의 불리함을 만회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 자립형 사립고는=자립형 사립고로 전환한 뒤 첫 졸업생을 배출한 상산고는 2일 현재 15명의 합격생을 냈다. 포항제철고에 이어 2위다. 포항제철고도 17명 이상 합격생을 냈다. 자사고 전체로 보면 60명이 합격했다.

서울대 측은 "자사고 출신이 학생부에서 손해를 봤지만 이를 상쇄할 정도로 수능 성적을 잘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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