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신뢰', 안희정은 '젊음'?…'썰전' 출연 목소리 들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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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나선 주자들이 가진 목소리의 특징은 무엇일까.

조동욱 교수 대선주자 목소리 분석 #"문재인, 부드러움과 소통력 강조" #"안희정, 젊음과 즐거운 코드"

음성분석 전문가인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 교수가 27일 대선 주자들의 목소리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안정되고 차분한 목소리를 통해 신뢰를 느끼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전 대표는 발음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음성 에너지를 낮게, 높낮이 변화를 크게함으로써 부드러움과 소통력을 높이는 목소리를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2012년 대선에 비해 말하는 속도를 늦춰 신중함을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 전 대표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내세운 중도 확장과 안보 등을 통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과 일치한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목소리에는 젊음과 즐거움의 코드가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안 지사가 높은 음을 활발하게 변화시켜 거부감을 줄이면서 청자의 동조를 끌어내기 위한 화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안 지사는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를 쓰면서도, 의도적으로 말끝을 짧게해 ‘탈충청’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방송 출연과 집회 등 현장에서 다른 목소리를 구사하고 있다. 이 시장은 방송에 출연해서는 낮고, 높낮이 기복이 적은 목소리를 통해 안정감과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었다. 반면 촛불집회에서는 음역과 에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말의 속도가 빨라져 역동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딱딱하고 냉철한 느낌을 주는 음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과거에 비해 발의 속도를 늦추고, 높낮이 편차를 높여 감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목소리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은 낮으면서도 높낮이 편차를 최소화해 안정감을 강조한 목소리를 구사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는 각각 신뢰감과 지적 이미지를 강조한 목소리로 평가됐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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