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레스터시티의 잔혹동화... '선수들이 감독을 몰아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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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시티가 바람 잘 날 없는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성적 부진으로 우승 한 시즌 만에 강등 위기에 몰려 감독을 교체하자 이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레스터시티는 지난 24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를 창단 132년 만에 처음 우승시키는데 기여했던 라니에리 감독은 올 시즌엔 중하위권에 머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다음 시즌 2부리그 강등권(18~20위)인 18위까지 떨어지자 레스터시티는 라니에리 감독과의 결별을 전격 선택했다. 아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 부회장은 “(모기업인) 킹파워가 레스터시티를 인수한 지 7년 만에 가장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레스터시티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라니에리 감독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주축 선수들이 주도해 쫓아냈다는 소문이 영국 현지 일부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그러자 감독대행과 선수들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대행은 이에 대해 “라니에리 감독은 어떤 선수들과도 문제가 없었다. (감독 경질이라는) 결과 때문에 선수들이 좌절한 것은 사실이지만 라니에리 감독이 라커룸에서의 영향력을 잃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헬은 "선수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경기장 뿐이다. 이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전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명했다. 바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라니에리 감독 해고 건의는 사실이 아니다. 이 소문은 나에게 큰 상처가 됐다. 그는 우리와 함께 불가능한 성과를 이뤄냈고 라니에리 감독이 이룬 모든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마레즈도 라니에리 감독과 함께 있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역사를 이룰 수 있게 도와준 거장에게 존경을 표한다. 나를 믿어준 분이다”며 신뢰를 보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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