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스웨덴' 발언으로 물의 빚은 트럼프, 이번엔 "내 친구 파리 더 이상 안 가"

중앙일보

입력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며 아무 일이 없었던 나라에 테러라도 발생한 것처럼 말해 외교 마찰을 일으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프랑스와 문제를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매릴랜드주 게일랜드 내셔널 하버에서 열린 보수주의연맹 총회에서 “매년 여름마다 파리에 놀러 가던, 아주 대단한 친구 ‘짐'이 있는데 이제는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2015년 11월 130명이 숨진 파리 테러와 지난해 7월 80여명이 목숨을 잃은 니스 테러를 거론하며 트럼프는 “파리는 더 이상 파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파리에 가지 않는 것 같은 현상이 미국에서도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면서 “급진주의 이슬람 테러범들이 우리나라에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프랑스에선 비판이 터져 나왔다. 푸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에서 열린 농업전시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는 테러에 대해 함께 싸워야 한다. 동맹에 대해 비하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대통령이 그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프랑스에는 사람들이 아무나 총을 갖고 다니지 않고, 그저 비극을 일으키면서 만족을 얻으려고 총기를 군중에 난사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트위터에 “트럼프와 그의 친구 짐에게. 우리는 에펠탑에서 미키, 미니마우스와 함께 파리의 매력을 기념한다"며 사진을 올렸다. 다른 트위터 글에선 2017년 파리의 미국인 관광객 예약 숫자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플로리다주 멜버른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 연설에서 “어젯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 누가 스웨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믿겠느냐"며 테러가 발생했던 도시들을 언급했다. 그러자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약을 먹었느냐"고 즉각 반박하는 등 스웨덴측이 당황하는 일이 빚어졌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올랑드 "동맹을 비하하나" 파리시장 "올 미국 관광객 예약 30% 늘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