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충재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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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민주당총재가 10일 대통령후보 출마를 공식선언한 기자회견장에는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관심을 보였다.
상기된 표정의 김총재는 『내가 출마하는 것이 군정종식이라는 국민여망에 보답하는 길이고 역사의 순리며 국민에 대한 의무』 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요지.
―김대중고문과 후보단일화 노력을 했다고 하나 9월29일 한차례회동에 불과하지 않았는가. 좀더 노력하지도 않고 출마를 공식선언하는 것은 좀 성급하지 않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동안 여러가지로 생각하던 끝에 오늘 선택케 됐다. 많은 당간부들이 지방에 내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이 시점에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민정당은 이미 모든 공무원들에게 추석을 맞아 3만원씩 주는등 금권·관권선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막대한 돈이 어떻게 나왔는지 말 안해도 알것 아니냐. 엄청난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음을 여러분도 알것이다.
대통령선거가 불과 60일밖에 안남아 허송세월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말로 군정종식이라는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이 시점을 택한 것이다.
단일화는 여러차례 의논해온 문제로 앞으로도 단일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단일화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김총재가 양보할 의향도 있는 것인가.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현명해 이제 스스로 판단할 줄 안다. 박정희정권을 타도하고 현정권에서 6·29까지 만들어내는데 있어 일선에서 누가 싸웠는지를 다 알고 있는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다. (김고문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겠다.
내가 출마하는 것이 역사의 순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역사를 역류시켜선 안된다.』
―17일 부산대회 전에 김고문을 만날 용의가 있는가.
『김고문측에서 만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이용희·김동영부총재더러 만나라고만 하는데 이는 지연시키면서 끌고가겠다는 뜻으로 진실성이 없다. 이야기하려면 우리 둘이 직접 해야한다.』
―27일 쯤으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강행할 것인가.
『그렇다. 우리당이 무력화하는 것이 마치 당에서 두사람이 출마하기 때문인 것처럼 비치고 있는데 수권정당인 민주당으로서는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다. 대통령후보 지명대회는 순서에 따라 치러져야 한다. 선거가 60일 밖에남지 않았는데 이대로 방치할수는없다. 10인전당대회준비위가 12일부터 본격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다.』
―김고문도 다음주에 비슷한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동시 출마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여러가지 경우를 가상하여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김고문이 입당식때와 당사 입주식때 한 이야기를 생각해봐라.
민주당 단일후보를 이룩할 수 없으면 이 자리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겠다면서 두 사람의 경륜이나 투쟁의 역사를 보라고 말한게 바로 7월이다.
또 동교동사람은 김총재를, 상도동사람은 자신을 믿어달라고까지 말했고, 결코 경쟁하지 않겠다고 아주 분명히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후보 단일화를 두사람간의 협의에 의해 이루겠다고 약속해놓고 몇군데사람 모인 걸 가지고 국민 여론이라 말하고 있다. 그건 국민의사가아니다. 국민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출마해야 한다면 당연히 내가 나가야 옳은 것 아닌가.』
―4파면이 되면 과연 야당이 승리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문제는 걱정스럽다. 그러나 민주당총새로서 내가 출마하는 것이 이 시대의 순리고 국민과 역사에 대한 의무다.』
―단일화 노력을 계속한다고 하나 결국 김총재가 후보가 되겠다는 것 아닌가.
『오늘 그 정도 이야기하자.』
―김고문과 적극적으로 만날 것인가.
『언제가 될지 분명히 말할순 없지만 여러가지 충분히 생각하겠다.』
―앞으로 당을 선거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할 일은 무엇인가.
『오늘 정식으로 후보출마를 선언했다. 그에따라 첫 유세는 부산대회가 될 것이다. 그 이후는 계속 검토하겠다. 부산대회는 당초 장소를 낙동강변 고수부지로 결정했였으나 1백만명밖에 모일수 없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많아 할 수 없이 2백만명이상이 모일수 있는 수영 요트경기장옆으로 옮겼다.』
―김고문측이 단일화를 먼저 깼다고 비난하지 않겠는가.
『김고문과 나는 둘이서 협의하여 단일화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김고문은 국민에게 물어서 한다고 나왔다. 결정은 둘이서 해야 한다.』
―두사람이 출마해 민정당과 싸워 승리할 자신이 있는가.
『군정종식을 위해 노력하겠다. 단일화도 계속 협의하겠다.』
―전당대회를 김고문측에서 저지하려할 것이 예상되는데….
『당이 무력화상태에 놓이는 것을 그대로 놓아둘수는 없다.』 <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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