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국' 한국,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위 아닌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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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한 지난해 2분기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순위에서 유선 5위·무선 8위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과 가입신청국 등 36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다.

OECD 조사 결과 유선 5위·무선 8위 #정부·통신업계 "속도, 기술수준 고려 안한 통계 방식 때문"

유선 보급률 순위는 인구 100명을 기준으로 전송속도가 256kbps 이상인 초고속인터넷 가입회선 수를 비교한 결과다. 스위스가 51.42회선으로 1위, 덴마크가 42.76회선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네덜란드(41.77회선), 프랑스(40.93회선), 한국(40.13)이 그 뒤를 이었다.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일본이 146.4%로 1위를 기록했으며 핀란드(139.4%), 스웨덴(124.7%), 덴마크(123.9%), 미국(122.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109%로 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1년 12월 무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조사에서 102.12%를 기록하며 OECD 회원국 최초로 100%를 돌파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조사에서 처음으로 4위로 하락한 뒤 매년 순위가 밀리고 있다. 유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순위 역시 2010년 이후 5~6위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유무선 인터넷 속도나 기술 방식은 우리나라가 월등히 앞선다. 하지만 OECD 조사에는 기가인터넷 뿐 아니라 DSL, 케이블 방식 등이 모두 초고속인터넷에 포함된다"며 "질적 성장이 반영되지 않은 통계"라고 지적했다. 또 "무선인터넷 보급률은 100이 넘어가면 큰 의미가 없다"며 "외국은 선불제 시장이 주를 이뤄 휴대전화 가입자 수 자체가 더 많이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우리나라의 경우 무선인터넷 속도가 빨라 가정 내에서도 유선 대신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등 외국과 환경이 다르다"며 "만약 초고속인터넷의 품질, 속도 등에 대한 기준으로 집계할 경우 우리나라의 순위가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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