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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취임하면 미국 급히 방문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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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의 발언이 신중해졌다. 이른바 ‘선한의지’ 논란을 겪으면서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적 이익 취하지 않았지만 제 잘못“ # 탈당 의사 있느냐에 ”제 사전에 있을 수 없는 일“ # 남북정상회담 하게되면 ”서울로 초청해보는 것도 좋겠다“ # 반미청년단 과거 이력엔 ”이념시대 끝났다. 불신과 불안서 벗어나야“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안 지사는 ‘만약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하면 조건없이 승복하겠느냐’는 물음에 “그 질문은 그렇다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안 지사는 “질문을 듣는 순간 지난 이틀간의 (선의 논란에서 느낀) 공포와 전율이 몰려든다”며 “국민의 상실감을 생각하면 ‘당연히 존중해야죠’ 이렇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어 “기각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 끔찍한 사태”라며 “국민의 압도적 다수와 국회의원이 헌법적으로 가결한 문제에 대해 헌재가 존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스포츠재단, 미르재단을 세운 것은 선의였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으나 “예가 적절치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논란 이후 안 지사의 발언은 더 조심스러워졌다. 시종 조심스러운 태도와 명확하지 않은 입장 때문에 토론 패널에게 ‘말을 너무 어렵게 한다’ ‘관념적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안 지사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김정남 피살을 두고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다”고 말한데 대한 의견을 묻자 “그것은 제가 논평해야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취임 후 미국과 중국 중 어디를 먼저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기적으로 미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이 세팅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을 급하게 방문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의 첫 주변국 방문이 외교적으로 어떤 전략을 취할것이냐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관례상 당연하다”면서도 “가능한 이것이 첨예하게 읽히지 않도록 일정을 잡고싶다”고 했다.

대북 관계에 대해서도 “대화와 유엔안보리 제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남북정상회담은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북한 정상을) 서울로 초청해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1,2차 남북정상회담은 의전이나 일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북한으로 간 굴욕 정상회담이라는 지적에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으로서 권위, 안전 등 모든 면에서 가장 품위있는 의전 절차를 잘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다만 자신의 과거사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했다. ‘과거 반미청년단 활동을 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통일할 것인지, 북한 체제를 이해하기 위해 각종 북한 출판물을 읽었고 (경찰에) 잡혀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념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나. 제가 전향서를 썼느냐 안썼느냐는 것은 지나친 의심이다. 왜 그 시대에 머무르며 불신과 불안을 얘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좀 벗어나자”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선고를 받은 것은 “사적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았지만, 저의 잘못”이라면서도 “국민에 의해 일정 정도 정치적 사면복권을 받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경선에서 떨어지면 탈당해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탈당은 제 사전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재인산성(문재인 후보 지지가 견고하다는 뜻) 얘길 하셨는데 모든 것은 국민이 결정하신다”며 ”이 시대와 흐름에 제가 제철음식이 될 수 있다면 국민에게 선택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노’ 세력의 경쟁이란 지적에는 “당내 비주류 선배들께 말씀드린다. 친노 패권이라고 하며 겁먹지마시라. 노무현 대통령이 내걸었던 민주주의 시대정신에 동의하면 그 힘은 언제든 당신의 것이 된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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