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발바리'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경기도 용인에서 지난해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을 잇따라 성폭행해 온 30대 용의자가 붙잡혔다. 용인경찰서는 30일 어린이 1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일명 '용인 발바리' L씨(38)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어린이 성폭행 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체모.정액 등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유전자(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L씨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L씨의 범행 대상은 중학생이 서너 명 끼어 있었지만 대부분 성폭행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이었다. 피해자들이 성폭행당한 사실을 부모에게 알려도 부모가 자녀의 장래 등을 고려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L씨는 학교나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어린이들에게 "너희 집에 배달 온 짐이 있다"며 접근한 뒤 어린이가 사는 아파트 단지 관리창고나 기계실로 데리고 가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구체적 범행 동기를 확인 중"이라며 "L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수원과 화성에서도 여러 건의 추가 범행이 드러나 피해자가 많게는 2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금명간 L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에서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마포.서대문.용산.남대문 일대에서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12건의 연쇄 성폭행 사건이 발생, 경찰이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주로 낮시간대에 문이 열려 있는 주택에 침입하거나 수퍼마켓 등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현관문을 열 때 흉기로 위협, 성폭행한 뒤 휴대전화와 금품을 빼앗는 대담함을 보인 점에 비춰 초범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27일 마포경찰서 아현2치안센터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동종 전과자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용인=정영진.박성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