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여당 "비판도 않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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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에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렸다. 바닥으로 떨어진 당 지지도만큼 여당에 대한 민심도 가라앉아 있었다.

열린우리당 소속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기대가 있을 때는 비판이라도 했는데 지금은 별로 비판도 안 하더라"고 말했다. 김원웅(대전 대덕) 의원도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부분이 있다"고 했다. 때문에 지방선거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양형일(광주 동구) 의원은 "이번 5월 지방선거에서 지역적 기반을 잃는 것은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뜨는 분위기다. 여당과 달리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의원은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특히 영남.강원.수도권.충청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좋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김영선(고양 일산을)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일부 지지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나 여당이 탄핵 같은 정국 전환용 이벤트를 만들지 않겠나'하는 걱정을 많이 하더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새로 출범한 국민중심당의 바람은 아직 미미해 보였다. 한나라당 이진구(충남 아산) 의원은 "국민중심당 영향은 심대평 지사 연고인 공주 인근에서만 느껴진다"고 했다.

이번 설에도 민심의 화두는 여전히 경제 살리기였다. 열린우리당 이인영(서울 구로갑) 의원은 "경기 회복에 대한 바람이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유일하게 나오는 얘기"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맹형규(서울 송파갑) 의원은 "정권이 과거사 문제 등에 집착하지 말고 경제에 집중해 달라는 하소연이 가장 많았다"며 여당 책임론을 거론했다. 한나라당의 대선 구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나라당 이계진(강원 원주) 의원은 "대선에 대해서는 여야의 대결보다 한나라당 내부 경선에 더 관심이 큰 것 같더라"고 소개했다. 같은 당 곽성문(대구 중.남구) 의원은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이 갈라지지만 않으면 무조건 이긴다"며 "절대 '제2의 이인제'가 나와선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신용호.이가영.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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