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대기선수로 PO동행

중앙일보

입력

1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디비전시리즈를 치르는 시카고 커브스가 미래의 거포 최희섭(24)을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은 채 일단 대기 선수로 포스트시즌에 동행시켰다. 시카고는 25인 로스터를 9월30일 밤11시까지 최종 발표해야 하는데 현재도 고민중이다.

29일 피츠버그와의 시즌 최종전이 끝난 후까지도 최희섭의 엔트리 합류는 물론 동행 여부조차도 알려주지 않았던 커브스 구단은 출발 직전, 최희섭에게 팀에 합류할 것을 지시했다. 당분간 시카고서 휴식을 취하려던 최희섭은 유니폼만 겨우 챙겨 급히 선수들과 애틀랜타로 이동했다.

커브스가 최희섭을 데려간 것은 포스트시즌 출전보다는 경험을 쌓게 하려는 뜻이 강하다. 새미 소사 이후 팀의 간판 거포로 최희섭을 육성하려는 커브스는 비록 그라운드는 아니지만 현장 분위기를 익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최희섭은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경기에 거의 출전 못하고 팀 안팎에서 마이너리그행이 거론되던 지난 7월에도 줄곧 선수들과 함께 지냈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당시 최희섭에게 "마이너리그서 경기를 치르는 것보다 덕아웃에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희섭의 갑작스런 애틀랜타 행으로 최근 일부에서 거론하던 트레이드설은 사실상 사실무근인 것으로 판명됐다. 내부적으로 최희섭의 트레이드를 검토 중이었다면 커브스가 디비전 시리즈처럼 중요한 경기에 합류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희섭의 25인 로스터 합류는 현재로서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 랜달 사이먼과 에릭 캐로스라는 좌우 1루수를 2명이나 데리고 있어 최희섭이 끼어들 만한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들을 비롯 다른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할 경우 극적인 포스트시즌 출장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기도 힘들다.

시카고=노재원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