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노’ 명계남ㆍ문성근, 안희정 손 들어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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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남 김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지사 옆에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친노(친노무현)’ 인사가 서 있었다. 배우 명계남씨다. 명씨는 사진기자들 앞에서 안 지사와 함께 선 채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명계남, 19일 안희정 경남 방문 때 동석

명씨는 2002년 대선 당시 경선과정에서부터 일찌감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한 명으로 ‘원조 친노’로 분류될만큼 상징적인 인사다.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친노 계열 주요 정치인들의 선거운동을 돕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안 지사는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명씨와 문성근 씨를 답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계남이 형이라고 하면 성근이 형이 삐치더라”면서도 “계남이형 사랑해요”라고 대답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19일 경남 김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19일 경남 김해체육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이날 명씨의 안 지사 지원사격은 당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핵심 친노 인사인 명씨가 문재인 전 대표가 아니라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안 지사를 돕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한편 명씨와 함께 대표적 친노 연예인으로 분류되는 문성근씨도 주변에 직간접적으로 안 지사를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해왔다고 한다. 안 지사 측은 “두 분이 선거 캠프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대신 여러 가지 경로로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문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안 지사의 후원회장으로 참여하거나 안 지사의 지지율이 급증했다는 소식 등 안 지사와 관련된 기사를 리트윗하며 간접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선이 시작된 이후 문 전 대표 관련 게시글은 찾기가 어렵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들이 그간 보여온 선명성 때문에 중도층을 공략하는 안 지사의 행보와 부딪힌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사람과 절친한 문 전 대표도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2012년 대선 상황을 회고하며 "나중에는 확장성을 넓히기 위해 이른바 '친노'로 분류되는 배우 문성근, 명계남 선생까지도 단상에 올리지 않았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2012년 4월 11일 오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부산 북구 화명동 인근에서 배우 명계남씨와 함께 투표참여 캠페인을 열고 있다. [중앙포토]

2012년 4월 11일 오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부산 북구 화명동 인근에서 배우 명계남씨와 함께 투표참여 캠페인을 열고 있다. [중앙포토]

이에 대해 안 지사 측은 “일부 야권 지지층이 안 지사에 대해 ‘중도’, '우회전'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지지는 오히려 안 지사의 진보적 이미지를 보완해주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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