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재활용·폐기물 처리 평가「낙제한 업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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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각종 산업 폐기물과 위험물질로부터 근로자와 환경을 보호하는 대책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VTC(Silicon Valley Toxics Coalition)가 컴퓨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총 28개 업체중 16개 업체가 낙제점을 받았다. 정밀조사를 받은 9개의 미국 기업중에서는 델 컴퓨터와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6개 업체가 낙제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는 SVTC가 추진하는 컴퓨터 회수 운동(Computer TakeBack Campaign)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이번 연구에서 지적된 사항은 업체들이 재활용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가 국가마다 서로 다른 규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납과 브롬계 방화제같은 유독 물질을 좀더 적게 사용하고 오래된 컴퓨터의 재활용을 장려하는 측면에서 일본과 유럽 국가들은 미국보다 엄격했다.

“이번 결과는 오염 문제에 대한 미 컴퓨터 산업의 후진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SVTC의 컴퓨터 회수 운동 지지자들은 지난 7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리고 있는 업계 최대 규모의 연례 무역 박람회인 CES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시위자들은 폐모니터들을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 중앙 입구에 진열했다. 일부는 델이 노트북과 PC의 재활용에 죄수들을 이용하는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죄수복을 입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미국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은 미 연방교도소 산업 공사(UNICOR)와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전자제품의 재활용과 세탁 등에 죄수들을 투입하고 있다. SVTC는 델에 고용돼 컴퓨터 분해 작업을 하는 죄수들이 납을 포함한 다른 유독 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델측 대표는 UNICOR가 미 연방 정부의 직업 안전과 보건 행정 기준에 부합할 뿐 아니라, 이러한 계약으로 인해 추가 재활용 비용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델의 소비자들은 컴퓨터 기기 재활용을 위해 단지 운송비만을 지불하고 있다.

델측 대변인 브라이언 힐튼은 “우리가 받은 평가 결과와 항의집회에 대해 실망을 표명한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컴퓨터를 재활용하자는 SVTC와 궁극적으로 공통된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전미안전협회에 따르면, 앞으로 5년 이내에 미국에서만 최대 6억 8000만대 가량의 컴퓨터가 구모델이 될 것이며, 2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 50만톤의 납, 그리고 수천톤의 기타 폐기물이 발생할 전망이다. SVTC 대표는 구형 컴퓨터중 10% 이하만이 업그레이드 또는 재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료제공: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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