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계 '전지현 모시기'…최소 300만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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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계가 전지현(23)이 투하한 '폭탄'으로 벌집 쑤신 것처럼 달아올랐다.

일본의 대형 영화 배급사들이 전지현의 새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아이필름, 곽재용 감독)를 잡기 위해 불꽃 튀는 난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배급사들은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수출가인 300만 달러(약 36억 원)를 부르며 '전지현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역대 최고 수출가는 <올드보이>로 지난 11월 일본 가가사에 220만 달러(약 26억 원)에 판매됐다.

수입을 타진해오고 있는 영화사는 아뮤즈 쇼치쿠 가가 등 일본의 대형 영화 배급사. 이들은 현재 60% 정도 촬영이 진행된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일본 내 판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최종 수출가는 300만 달러를 넘어 더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아이필름의 정훈탁 대표는 지난 11일 "이미 미니멈 개런티 300만 달러 선은 넘었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현재 부르는 게 값이다. 일본 배급사들이 '살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돈을 입금 시켜주겠다'며 서로 달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300만 달러는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 30억 원을 넘어서는 금액.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제작비 40억에 가까운 액수로 일본 수출 하나만으로도 제작비를 거의 회수하는 셈이다.

일본 배급사들이 달아오른 이유는 전지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일본 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일본 극장에서 44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DVD는 무려 100만 장 가량이 팔렸다. 일본에서 DVD 100만 장 판매는 초히트 상품으로 웬만한 할리우드 대작도 이에 미치지 못했다.

정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얼마냐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늦어도 2월 초까지 어느 회사에 팔지 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를 사로잡은 후에는 미국 시장으로 입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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