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版 '쇼생크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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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쇼생크 탈출'의 속편을 찍는다면 그 무대는 브라질이 돼야 할 것 같다.

로이터 통신은 9일 브라질의 북동부 파라이바주(州)의 주도인 주앙 페소아 소재 교도소에서 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인 84명이 50m나 되는 긴 땅굴을 파 탈출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이 갇혀 있던 건물 밑바닥에서 파들어가 옆 건물 2개동과 교도소 담장 아래를 지나 바깥 밀림 지역으로 연결되는 길이 50m짜리 땅굴을 팠다는 것이다. 땅굴에서는 전등까지 발견돼 이들이 치밀하게 탈옥을 준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교도소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같은 건물에 있던 죄수 41명이 탈옥을 포기했기 때문에 이 정도에 그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언제부터 무엇으로 땅굴을 파기 시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브라질 경찰은 탈옥 사실을 발견한 후 대대적인 검거작전에 돌입했지만 이날 오후까지 붙잡힌 죄수는 세명뿐이라고 교정당국 관계자들이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교도소에는 7백여명이 수용돼 있었다.

브라질의 교도소는 수용인원을 초과해 죄수들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비인간적인 대우로 탈옥사건이 잦기로 유명하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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