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아내 이혜경 "남편 시신 달라" 요구, 북한행 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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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이 운행하는 차량. 쿠알라룸푸르=신경진 특파원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이 운행하는 차량. 쿠알라룸푸르=신경진 특파원

1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부인 이혜경씨가 “남편 시신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16일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FMT)는 “마카오에 머물고 있는 김정남의 부인 이혜경이 시신을 인도 받겠다는 뜻을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현재 마카오에 체류하고 있다. 마카오는 포루투갈 영토였다가 1999년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됐다.

국제 관례상 시신을 인도 받는 우선권은 유족에게 있다. 이 때문에 이씨의 요청이 김정남 시신의 조기 북송을 원하는 북한측 요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17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에 시신을 인도하기에 앞서 사망자의 신원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며 “사망자의 신원을 맞춰보기 위해 유족의 유전자정보(DNA) 샘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의 이 같은 발표 역시 이씨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김정남의 시신을 둘러싼 남북 간의 물밑 외교전도 벌어지는 상황이다. 한국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은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한 추가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북송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남에 대한 부관참시를 통해 북한 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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