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 르로이감독 작품세계 『애수』 『쿼바디스』등 남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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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3일 86세를 일기로별세한 미국익 「머빈·르로이」감독은 전형적인 멜러드라머의 거장이었다.
『애수』『마음의 항노』『푸른화원』『쿼바디스』등 그의주옥같은 작품들은 우리나라 올드팬들의 김금을울렸다. 그의 작품들은 제목만 떠올려도 가슴저린향수를 자아내게한다.
그의 이같은 작품들은 대부분 6·25직후의 암울했던 시대에 개봉돼 국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다소나마 어루만져주었다.
영화평론가 김종원씨는『그는 인간의 사랑에 대한 신뢰와 슬픔을 감미로운 터치로 그린 멜러작가였다』고 말하고 『그의작품세계는 늘 휴머니즘이 주조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같은 비극이라도 처절하거나 고통스럽게 그리지 않고 부드럽고 환상적인 터치로 묘사했다는 것
우리 팬들에게 가장 인상깊은 명화는『애수』. 극장에서 2∼3차례 리바이벌 사영됐고 최근까지TV에서 여러번 방영되어 많은 팬들을 울렸다.
2차세계대전당시 영국런던의 워털루다리에서 만난 남녀의 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의 얘기가 회상조로 엮어진 이 작품은작은 마스코트, 촛불카페에서의『올드 랭 사인』선율등이 생생하게 되살아날만큼 인상적이었다.
관객들은 화면 위에 펼쳐지는 세기적 미남·미녀배우 「로버트·테일러」와「비비언·리」의 만남과헤어짐, 죽음에 가슴졸였다.
전쟁터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려 돌아온 남편의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과 희생을 쏟는 아내의 얘기를 그린『마음의 항로』 역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었다. 「르로이」감독은 16세때할리우드의 의상담당조수로 출발, 27세때『만혼숭배』로 데뷔했다. 그는 30년대말까지 액션물등 여러오락영화를 만들었으나 40년『애수』를 연출하면서부터 주로 멜러물에 주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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