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민주노총 가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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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이하 전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이 확정됐다. 전공노는 25, 26일 이틀간 전국 250여 개 지부에서 민주노총 가입에 대한 찬반과 제3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총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의 70%가 참여했다. 개표가 40%가량 진행된 26일 오후 11시30분 현재 찬성률이 70%에 달해 전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은 이변이 없는 한 확정적이다. 민주노총 가입은 조합원 과반이 투표해, 투표자의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정용해 전공노 대변인은 "민주노총 가입 안건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가결됐다"며 "공무원노조법 개정을 위한 투쟁 방향과 민주노총 가입의 구체적 시기 등은 이날 새로 선출되는 3기 위원장과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노는 특히 공무원노조법이 발효되는 28일 이후에도 법외노조로 남아 공무원노조법 개정 등을 추진키로 선언한 상태여서 정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선출된 위원장.사무총장에 대한 자격 시비가 있을 전망이다. 새 공무원노조법은 위원장 등을 현직 공무원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번 입후보자 모두가 현직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전공노의 총투표를 불법 행위로 규정했지만 투표 행위 자체가 일과시간 이후에 제3의 장소에서 이뤄졌다고 판단, 강제로 제지하지는 않았다.

조강수 기자

[뉴스 분석] 전공노 14만 명 더해져
민노총, 최대 노동단체로
투쟁 방식도 강경해질 듯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은 노동계 판도를 바꿀 만한 사건이다. 우선 민주노총의 위상이 크게 강화된다. 조합원이 14만 명인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가입할 경우 민주노총은 80만8000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 노동단체가 된다. 한국노총의 조합원은 78만여 명이다.

전공노의 민주노총 가입은 민주노총의 투쟁 노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공노는 그동안 파면도 불사하며 파업을 강행할 정도로 강경 노선을 걸어왔다. 전공노는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의 17%를 차지한다. 따라서 민주노총의 투쟁 방식이 지금보다 강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에서부터 전공노의 영향력이 발휘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차기 집행부의 요직을 전공노 출신이 장악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노동운동의 중심축이 제조업에서 공공 부문으로 옮겨가게 된다.

전공노와 공무원노조의 양대 축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공공부문 노조를 규합해 제3노총을 세울 계획이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전공노가 민주노총 내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이상 정치적 영향력도 그에 못지않게 커졌다고 봐야 한다"며 "전공노 조직원이 공무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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