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확보 위해서라면 주변국과 마찰도 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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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확보 과정에서 주변 국가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마찰이 생겨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 능원연구소의 한원커(韓文科.사진) 부소장은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 속도 때문에 에너지 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능원연구소는 중국의 에너지 관련 전략을 세우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싱크탱크로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한 부소장은 1982년 능원연구소에 입사, 지금까지 23년간 근무해 온 에너지 전문가다. 다음은 한원커 부소장과의 일문일답.

-중국이 에너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에너지의 생산량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률을 넘어서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지난 5년 사이 중국 경제는 연평균 9% 성장했지만 에너지 소비 증가율은 11%였다. 앞으로 15년 뒤에는 에너지 소비량이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난다. 이대로 가다가는 에너지가 부족해 경제발전이 멈출지도 모른다. 중국이 국내외에서 에너지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원 확보 과정에서 일본.미국 등과 마찰이 잦다.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동중국해 춘샤오 유전 일대는 원래 중국 바다다.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걸쳐 있는 자원이니 일본과 중국이 공동개발에 나서야 한다' 는 주장은 일본 측의 일방적인 억지다. 또 최근 우리가 수단.이란과 거래한 것에 대해 미국 일각에서 불량국가와의 거래라며 문제 삼고 있지만, 이는 미국과 조율이 끝난 사안이다. 하지만 무역 마찰을 피할 수 없듯이 자원 확보 마찰도 마찬가지다. 미국.일본이 원치 않는다고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중국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전략은.

"현재 에너지 비중은 석탄 67%, 석유.천연가스 23%, 대체에너지 10%다. 2020년까지 석유.천연가스의 비중을 18%로, 대체에너지를 15%로 조정할 계획이다. 그러면 중국은 에너지의 85%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특별취재팀 : 팀장=양선희 차장(경제부문), 미국=권혁주.서경호 기자, 중국=최준호 기자,

유럽.카자흐스탄=윤창희 기자(이상 경제부문), 호주=최지영 기자(국제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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