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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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통령은 25일 "한국 정부는 북한의 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을 가하고 때로는 붕괴를 바라는 듯한 미국 내의 일부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 정부가 그와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한.미 간에 마찰이나 이견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그러나 아직은 미국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협상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 대해 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합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은 2004년 11월 미국 방문 중 연설에서 대북 무력사용.봉쇄.붕괴 정책은 "결코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해 한.미 간에 미묘한 갈등이 조성된 적이 있다. 이날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에 대해 동맹으로서 최고의 예우를 하면서도, 할 말은 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더 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며 "올해 안에 한.미 동맹의 장래에 관한 공동 연구와 한국군의 전시 작전권 환수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 위조지폐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이 직접 관여해 결론 내리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실무자에게 맡길 것은 실무자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위조지폐와 관련해 어떤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핵문제 해결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북한 정권을 압박하고자 하는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면밀하게 따져 사실 확인과 의견 조율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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