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 관세청 차장·인천세관장 인사 개입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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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가 관세청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입을 통해서다. 고 전 이사는 "최씨가 관세청 인사에 개입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중앙포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중앙포토]

이날 그가 한 증언에 따르면 2015년 12월쯤 최씨는 고씨에게 "(인천본부) 세관장 자리에 앉을 만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인천본부세관장은 인천본부세관과 인천공항세관이 통합돼 세관 중에는 최초로 1급의 고위직 자리였다.

고씨는 류상영 더블루K 부장에게 부탁해 김대섭 전 대구세관장의 이력서를 받아 최씨에게 전달했다. 김 전 세관장은 한달 뒤인 2016년 1월 인천본부세관장에 임명됐다.

세관장 인사가 난 뒤 고씨는 류씨와 함께 김 전 세관장을 만났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인천공항세관 사무관인 이모 과장이 동석했다. 김 전 세관장은 류씨에게 상품권을 건넸고, 고씨는 이 상품권을 받아 최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관세청 고위 간부들이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실에 적발됐다. 당시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비상근무기간이어서 논란이 됐다.

그러자 최씨는 고씨에게 관세청 인사국장으로 추천할 적임자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고씨는 류씨가 관세청 직원 이모 과장을 통해 얻은 정보를 취합해 작성한 보고서를 받아 최씨에게 전달했다. 관세청은 석달 뒤 논란의 술자리에 있었던 간부 3명을 직위해제했다.

고씨는 최씨가 해외 출입국시 편의를 제공받으려고 관세청 인사에 개입했다고 말했다. 최씨의 인사 개입에 도움을 줬던 이모 과장을 나중에 최씨가 만나보고 싶다고 해 소개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날 재판 중에는 검찰이 류씨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관세청 인사 관련 보고서도 공개됐다. 보고서에 나온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 등은 실제로 관세청 고위직에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씨는 인사 결과를 아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모른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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