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오른팔 진수희, MB 대변인 박정하도 유승민 캠프 합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승민(바른정당 의원)·진수희(전 보건복지부 장관)·박정하(전 청와대 대변인).(왼쪽부터) [중앙포토]

유승민(바른정당 의원)·진수희(전 보건복지부 장관)·박정하(전 청와대 대변인).(왼쪽부터) [중앙포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친 이명박(MB)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영입했다.

유승민 의원은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캠프를 조율·조정하고 우리 캠프의 '누나' 역할을 하실 분으로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대변인으로는 박정하 전 대변인을 모셨다”고 밝혔다. 진 전 장관은 친이계의 좌장으로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의 측근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박정하 전 대변인은 17대 대통령직 인수위 부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 캠프의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이었던 유 의원은 이명박 당시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해 '이명박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공교롭게 당시 진 전 장관과 박 전 대변인은 유 의원과 맞선 상대였고, 법적 소송을 불사하기도 했다.

그런 세 사람이 10년 만에 같은 배를 탄 공동 운명체가 됐다. 유 의원은 이들을 영입한 배경에 대해 “2000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 2007년에는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선을 치르면서 알게 된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 전 장관은 유 의원과 같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에서 일한 경력도 같다. 이런 진 전 장관에 대해 유 의원은 “여의도연구소에서 만나게 됐고 ‘누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하다”고 말했다. 진 전 장관은 유 의원의 선거 캠프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유 의원은 이 자리에서 '증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18%인 조세부담률을 점차 올려야 한다”며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을 유지하는 상태로 조세부담률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이던 2015년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입장을 밝혔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유 의원은 이런 기조를 이어 나가 “매주 2~3회에 걸쳐 재벌 개혁, 의료, 복지, 노동 관련 정책을 다듬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책 공약은 김세연 의원과 이종훈 전 의원이 맡았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될 바른정당 경선 규칙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경선 룰이 어때야 한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신생당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당원 기반이 취약해 당원(표심)을 대선 경선에 반영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전망에 대해서는 “대통령 권한 대행이라는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고 출마하는 것을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출마 생각이 있으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 당장 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설 연휴 전인 지난 25일 보수 성향의 한 매체와 인터뷰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검찰과 헌법재판소 조사에 모두 응하지 않으면서 특정 언론에 인터뷰를 하는 건 떳떳하지 못하다”며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 등 핵심 비리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아 내용적으로도 충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