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베에 "미친개를 잘 부탁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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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아베 신조(일본 총리)·제임스 매티스(미 국방장관).(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아베 신조(일본 총리)·제임스 매티스(미 국방장관).(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다음달 3~4일 방일을 두고 “신속하게 일본에 파견하니 ‘미친 개(mad dog)’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30일 전했다. 미친 개는 매티스의 별명이다. 트럼프는 아베가 “미·일 밀월 관계를 내외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자 “(매티스의) 방일은 매우 의미가 있다. 그를 신뢰하고 있는 만큼 여러 얘기를 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는 통화 모두에서 “내 딸 이방카가 당신(아베)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좀처럼 남을 칭찬하지 않는 딸인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방카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를 만날 당시 잠시 배석했다. 트럼프가 이방카의 얘기를 꺼낸 것은 취임 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만난 아베에 사의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트럼프가 전화 통화에서 미·일 무역 불균형 문제 등 통상정책에 대한 전초전을 펼칠지 모른다고 예상했으나 자동차 등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주일미군 분담금 증액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는 통화에서 “트럼프 시대의 개막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미국이 한층 더 위대한 국가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뢰가 가능한 동맹국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트럼프는 “미·일동맹은 극히 중요하다. 일본은 미국에 중요한 파트너”라고 답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두 정상은 다음달 10일 워싱턴에서 첫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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