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창백해지고 부은 발, 히터보단 따뜻한 물에 담가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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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체온 유지는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 요소다. 체온이 조금만 떨어져도 건강 문제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겨울철에는 야외활동을 하다 자칫 한랭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추운 환경에 있으면 우리 몸은 말단으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중심 체온을 유지하려 한다. 문제는 추위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 때다. 혈관 수축이 지속돼 손가락과 발가락, 귀 같은 신체의 말단부위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동상이 대표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3~2015) 동상 환자는 1월(38%)과 2월(17%)에 절반 이상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대부분 따뜻한 곳에 들어가면 피부가 가렵고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다. 피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동상 심할 땐 영구적인 조직 손상 나타나기도

동상이 심하면 피부가 푸른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고 괴사하기 시작한다. 괴사 상태로 추위에 계속 노출될 경우 5~6시간 내 피부나 조직이 완전히 썩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지거나 심할 땐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할 수도 있다.

동상은 증상에 따라 1~4도로 구분한다. 1도 동상은 수포가 형성되지 않고 환부가 창백하며 주변부의 발적과 부종이 관찰된다. 대부분 후유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2도 동상은 환부에 밝은 색의 수포가 발생하고 표피 박리가 일어나 흉터가 생길 수 있다. 3도 동상은 출혈성 수포를 동반하고 환부가 점점 두꺼워진다. 4도 동상일 때는 근육과 인대, 뼈의 손상이 나타난다.

동상에 걸렸을 때는 심각한 손상을 막기 위해 초기 대처를 잘 해야 한다. 우선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 환부를 37~42도 정도의 물에 30~60분 동안 담근다. 이후 마른 거즈로 감싸는 것이 좋다. 이때 건조한 열기가 나오는 히터나 벽난로, 열 패드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 열 조절이 쉽지 않아 오히려 화상 당할 위험이 있다.

땀 배출 잘 되는 양말, 편한 신발 착용해야

당장 물에 담가 치료할 수 없다면 체온으로 동상 부위를 녹여야 한다. 동상 부위를 직접 손으로 마사지하거나 눈으로 비비는 민간요법은 추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하지 않는 게 좋다.

동상을 예방하는 방법은 뭘까. 추운 곳에서는 가급적 수시로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땀 배출이 잘 되는 적당한 두께의 양말을 착용하고 편한 신발을 신는다. 강추위가 아니더라도 작은 신발을 신는 것은 발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좋지 않다.

두꺼운 양말이나 키높이용 깔창을 사용하는 것 역시 신발을 꽉 끼게 만든다. 발에 많은 양의 땀이 배출돼 동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신발이 젖었을 때는 빨리 발을 빼서 말려야 한다. 어린이의 경우 두꺼운 양말보다 얇아도 보온성이 좋고 땀 배출이 잘되는 양말과  벙어리장갑을 권한다.

도움말: 베스티안서울병원 화상센터 임진규(일반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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