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열린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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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제약사인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말 정년 퇴임한 미샤엘 리히터 사장 후임으로 군터 라인케(사진)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라인케 부사장은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외국 기업의 한국 지사장에 내부 인사가 임명된 것은 드문 일이다. 한국 지사장의 비중으로 봐 본사 임원이나 다른 나라 지사장이 오는 게 일반적이었다.

라인케 사장의 선임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한광호 명예회장이 본사에 적극 추천해 이뤄졌다. 한 회장은 백수의약 대표이던 1976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합작해 한국 법인을 세웠다. 그가 라인케 사장을 추천한 것은 한국을 잘 아는 사람이 한국 법인의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케 사장은 1997년부터 한국에서 부사장으로 일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라인케 사장은 가끔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고 한다. 사내 동아리가 바자에 초청해 한국식으로 '바가지'를 씌워도 그저 "허허"하며 웃는다. 회식 비용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냥 결재해 준다.

그렇다고 그가 한국 문화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라인케 사장은 "무엇보다 대화의 문을 좀체 열지 않는 문화를 고치겠다"고 말했다. 수시로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얘기를 건넨다. 또 아예 사무실 문을 열어 놓고 누구든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그는 "기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하는 일에 대한 생각을 서로 공유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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