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신토불이’ 어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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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설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의 '특산물 마케팅'이 한창이다. 유통업체가 지역 농가, 농.수협과 손을 잡고 내놓는 지역 특산물이 다양해졌고 고급 제품도 늘어났다. 할인점 이마트 청과팀의 김창민 바이어는 "1~2년 전부터 특산물을 명절 선물로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이번 설에 판매하는 지역 특산물 수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브랜드 다양화= 업계 관계자들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때문에 특산물의 인기가 올라갔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마트 청과담당 신경환 바이어는 "중국산 농수산물 파동 등으로 소비자들이 식품 원산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국산 중에도 생산지를 전면에 내세운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더 신뢰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원산지뿐 아니라 생산자 이름까지 전면에 내세운 상품도 나왔다. '이동삼 간잽이의 안동 간고등어'는 고등어의 맛을 내는 이동삼씨의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다. '추자도 굴비'에는 추자도 수협조합장 강원복씨의 이름과 사진, 전화번호까지 실려 있다. 이마트 금석헌 바이어는 "특산물이 많아지자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생산자 사진까지 넣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들이 기획한 특산물 세트는 대부분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10% 이상 비싸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최보규 차장은 "일부 특산물은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고 당도를 수시로 측정하는 등 까다롭게 관리하기 때문에 값이 비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특산물이 설 상품 가격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 특산물이 기존 고급 선물세트와 내용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유통업체들이 설 특산물 가격을 높여 놓았다"고 지적했다.

◆어떤 상품 있나= 이마트가 추자도 수협과 함께 개발한 추자도 굴비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매출 170억원을 올린 상품이다. 선물용품 가격이 7만~25만원 대다. 롯데마트는 '밀양 얼음골 사과'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당도가 14~15도로 일반 상품보다 단 맛이 더 좋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가격은 한 상자에 5만원 선이다. 특산물 종류가 다양해지며 새로운 특산품 산지가 뜨고 있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충남 서천은 김 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김은 한 세트에 3만원 정도다. 제주도는 최근 지역 돼지고기로 한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대백화점 등에서 파는 '제주 한우.전복 세트(60만원)'는 제주에서 사육된 한우와 전복을 함께 포장한 제품이다. 롯데백화점은 전북 완주산 곶감(1세트 12만원)과 전남 담양 한과(1세트 10만원) 를 판매하고 있다.

한편 특산품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들도 다양한 행사를 연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과 우체국쇼핑은 설을 앞두고 저렴한 가격의 특산물 세트를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24일까지 설 상품 예약을 받는 농협e숍은 설 맞이 특가 상품을 내놨다. 재래시장 전문 쇼핑몰 '에브리마켓'은 5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사은품을 주고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준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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