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치맛바람' 교사 촌지 갑론을박

미주중앙

입력

새 학기 개학을 맞아 한인 엄마들 사이에서 촌지성 선물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극성 엄마들이 문제다"라는 지적과 "미국 선생님도 다 바라고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반대 "이해 안돼" 찬성 "불이익 두려워"
LA교육구, 대가성 없이 1년 100달러 한정

최근 남가주 한인 엄마들이 자주 찾는 한 웹사이트에서는 선생님 촌지와 선물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촌지와 선물 반대파 엄마들은 "일부 극성 아줌마는 애들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을 보내고 학교 선생님께 촌지도 준다. 한국식 치맛바람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촌지와 선물 옹호파 엄마들은 "우리 애가 불이익을 받을까 봐 두렵다. 사실 미국 선생님도 은근히 촌지를 바란다. 고가의 선물을 주는 학부모도 있다"고 응수했다.

미국 선생님도 촌지나 고가의 선물을 받는다는 말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한인 학부모들에 따르면 촌지나 고가의 선물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할까 걱정이 되거나 선생님의 보살핌을 더 부탁할 때 촌지와 비싼 선물이 오간다.

10학년 자녀를 둔 정모(40대.여)씨는 "고등학교는 덜하지만 초등학교는 한인 엄마들끼리 눈치작전이 심하다. 나도 선생님께 촌지 500달러를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엄마는 "한인 엄마끼리 서로 말은 안 하지만 촌지나 선물을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있다. 공립학교보다는 사립학교가 더 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초등학교 등 일선 교사들은 학부모의 과한 성의가 자칫 양측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초등학교 한인 교사는 "솔직히 선생님이 선물이나 촌지를 받으면 학생 편애 등 그런 유혹이 있다"면서 "촌지와 선물이 오가면 학부모와 선생 모두 문제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직 한인 교사들 모임인 한미교육자협회(KAEA) 관계자는 "보통 50달러가 넘어가는 선물이나 선물권을 받으면 교장에게 반드시 보고하게 돼 있다. 학부모는 선생 개인이 아닌 자녀의 학급 전체를 위한 정해진 후원 규정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한편 LA통합교육구(LAUSD) 윤리규정에 따르면 학교 교직원이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선물 또는 금품을 받는 일을 원천 금지하고 있다. 다만 대가성이 아닐 경우를 전제로 특정인에게 1년 동안 100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는 것은 인정한다.

김형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