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입김이니 하는 말 명예훼손에 가까운 억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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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논란 끝에 국립극장장으로 선출된 신선희(61.사진)씨가 17일 취임 일성으로 그간의 비판에 대한 반격의 칼날을 세웠다. 신씨는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신기남 의원의 친누나다. 지난해말 국립극장장에 선임되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본지 2005년 12월 30일자 14면). 문화연대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등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인물을 무리하게 선임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신씨는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억울하다''불쾌하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우선 '정치적 입김' 여부에 대해 "대통령 후보는 아니지만 국립극장장 공모에 입후보한 사람에게도 말할 기회는 주어야 하지 않는가. 건전한 토론의 장 없이, 예의를 갖추지 않은 채 처음부터 업적을 깎아내리는 건 명예 훼손에 가깝다. 정치적 안배니 입김이니 하는 말은 설득력 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자질 시비'에 대해선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예술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5년 동안 190억원을 지원받고 제대로 한 게 무엇이냐고 하는데, 딴 사람들이 창작 뮤지컬 12억원 들여 만들때 난 그 절반인 5억~6억원으로 작품 만들었다. 경영을 하루라도 한번 해 본 사람이 와서 떠들었으면 좋겠다"고 반문했다.

자신이 서울예술단에서 이룩한 업적도 강조했다. "지난해 만든 '산화가'란 작품에 대해 주위에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보다 낫다고 하더라. 지금 뮤지컬 한다고 하는 배우들 내가 다 서울 예술단에서 키워 내보냈다. 연출가와 작가도 마찬가지다. 난 그 재미에 산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예술단은 방송위원회에서도 2년 연속 평점 90점 이상을 받았고, 문화관광부 고객만족 조사에서도 2등을 차지했다. 어차피 역사를 형성하면 다 평가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예술단에 재직하면서 가무악을 고집한 것에 대해서도 신씨는 "내 원래 취향은 아방가르드(전위예술)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고전주의적이다. 국가의 정통성을 보여주다 보니 가무악을 중시하게 됐다"고 답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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