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남은 술, 쓸모 만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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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남편이 마시다 남긴 소주로 우연히 식탁유리를 한번 닦아보고 그 효과에 깜짝 놀랐다. 평소 물로 닦자니 물기가 깨끗이 제거되지 않아 성에 차지 않았고, 유리세정제는 잘 닦이기는 했지만 그 위에 음식이 직접 닿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영 개운치 않았다. 하지만 소주로 닦아보니 반짝반짝 윤이 나고, 알코올 성분이 금세 날아가 자국도 남지 않았던 것. 소주뿐 아니라 맥주.와인 등 마시다 남긴 술을 활용할 생활의 지혜는 없을까. 다른 주부들의 비법도 들어봤다.

*맥주=맥주는 가스레인지와 환풍기의 더러운 때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또 맥주를 적신 행주로 냉장고 안을 닦으면 더러운 때는 물론 냄새까지 없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화초 잎에 낀 먼지를 닦을 때도 맥주가 좋다. 윤기가 나면서 잎사귀도 훨씬 싱싱해진다.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고등어나 꽁치 등 비린내가 많이 나는 생선을 먹다 남은 맥주에 10분쯤 담가 놓으면 비린내가 말끔하게 없어진다. 튀김옷을 만들 때도 맥주를 약간 넣으면 바삭바삭하게 튀겨진다. 검정이나 감색 등 짙은 색상 옷이 바랬을 때도 맥주가 효과적이다. 대야에 맥주를 붓고 옷을 헹구면 색상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또 맥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촉촉해지고 부드러워진다.

*소주=소주는 프라이팬이나 가스레인지의 기름기를 제거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삼겹살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해먹고 튄 기름을 남은 소주로 닦아내면 깔끔하게 닦인다. 전기콘센트나 스위치의 손때도 잘 닦인다. 입이 닿는 전화기 수화기의 먼지를 닦아낼 때도 소주를 묻힌 면봉을 이용하면 좋다. 또 멸치볶음을 할 때 소주를 약간 넣어주면 비린내가 없어진다.

*와인=와인은 이미 고기를 재거나 스파게티를 만들 때 등 요리과정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으므로 남은 와인 처리 문제는 별 고민거리가 아니다. 다만 개봉한 와인은 1주일 이상 보관하면 맛이 변하므로 그 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남았다면 세안할 때 사용해보자. 와인 속의 주석산이 피부의 각질을 제거해 준다.

성경애 패밀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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