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성의꼇 민주화 과업수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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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화를 해나가는데 있어서 해야할 일이 어디 한두가지겠읍니까.할일도 많고 어려운 과제가 참으로 많습니다. 모든걸 한꺼번에 할수가 있나요. 하나하나 착실히 풀어가야지.정부가 천명한 민주화과업을 성심성의껏 수행하려고 하니까 국민들도 인내심을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신임 김정렬국무총리서리는 『중대한 시기에 증책을 맡고보니 걱정부터 앞선다』 고 취임소감을 말하면서도 『국민 총의에 부응하기위해 성심성의껏 일하겠다』 고 제1성을 던졌다.
1m65㎝가 채 안돼보이는 작달막한 키에 조굼 통통한 몸매로 얼핏 70세까지로는 보기 어려운 「보통 할아버지」의 모습이다.『낮12시쯤(13일) 연락을 받고청와대로 불려갔어요. 대통령께서직접 말씀해 주셨읍니다. 그때 여러분같으면 (보도진을 향해) 어떻게 했겠어요. 주저하지 않을수있나요 .가능하면 면했으면 했는데…」
김총리서리는 청와대의 연락을받곤 『착잡한 기분이었다』고 말해 그순간 「낌새」를 알아차렸음을 비췄다.청와대를 다녀 나와국정자문회의 사무실로 최규하전대통렴에게 인사한후 이발소에 들러 하오7시50분쯤 귀가했다.
-l취임 소감은 어떠신요.
『중대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기대에 부응할지 걱정이 앞섭니다.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일하겠읍니다.국민 총의에 따라 국민총화를 위해 노력하겠읍니다』
-앞으로 정부이양까지 7개월을 남겨놓고 있읍니다. 내각을 어떻게 이끌 계획인지요.
『아직 임명장도 받지 않아 말할 입장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죠』
-현시점에서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보십니까.
『민주화를 이뤄가는데는 참 어려운 과제가 많아요. 한꺼번에 되는게 아니고 시간이 걸리는거예요. 외국에서도 칭찬하듯 단시일에 이룩한 경제 발전,높은 문화 수준등 그만큼 사회가 복잡다양해져 있는 마당에 민주화를 해나가자니 가지가지 문제가 생기고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있는거죠.이를 동화시키고 국민화합을 꾀한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이아니지요』
-앞으로 선거가 있을텐데 어떻게 임하겠읍니까.
『평화적인 정권 이양은 공정한 선거를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그렇게해서 들어선 새 정부에 의해국민적 프라이드인 올림픽이 치러져야한다고 봅니다.선거는 한마디로 공명정대하게 선거법대로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져야합니다. 강구한 우리 역사에 있어모범이 되는 방향으로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야당에서 중립적 선거관리내각, 또는 거국과도내각 구성을주장하고 있는데 그러한 주장과이번 개각을 .비교해서 어떻게생각합니까.
『개인적 소감은 있으나 정부 대표의 입장에선 외람되게 답변할수가 없군요.아직 임명장을 받지도 않았고…』
-당면 국가과제가 무엇이라고생각하십니까.
『평화적 정권 이양이 첫째고 다음이 올림픽이죠』
-6·29선언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결과적으로 잘됐어요.일이풀린것 같아요』
-5공화국과외 인연은 어떻게 맺어졌읍니까.
『일선에 나온 분들과 친교가 있다면 있다고 할까. 선후배 관계등…특별한 관계는 없어요. 출범당시많은 헌법위원중 한사람이었고 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의장인대통령을 대행해 81년부터 85년까지 일해온것이 밀접한 관계를갖게된 기회였다고 할까요』
-평소 좌우명이 무엇입니까.
『좌우명은 특별한게 없고 「순천자는 존하고 역천음는 망한다」는 말을 좋은 말이라고 생각해봤어요』
김총리서리는 10년전부터 서울동도 석동 장미아파트 16층 B호(64평)에서 2남 정기씨(37·실내장식업)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여의도에 개인사무실을 갖고자신의 회고록을 집필해 왔다.
서울 출신으로 40년 일본육사를나와 당시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한 비행전투대장을 지내 그뒤 한국 공군의 창설에 크게 기여했고 초대 공군참모총장을 지냈다.
이승만정권의 마지막 국방장관으로 4·19당시 발포를 반대한 것은 유명한 얘기며, 그래서 그후 구속되지 않은 몇안되는 각료중의 한사람이었다.
5·16이후 초대 공화당의장을잠시 지낸뒤 주미대사를 거쳐 7대때 공화당의 전국구의원으로 의정 단상에 발을 들여놓기도 했다.
71년 삼성물산사장과 75년 정지개발회장으로 업계의 경험도 갖는등 군·관·정·재계를 두루 거쳤다. 다양한 경력만큼 교제의 폭도 넓고 대인관계도 좋으나 강직하고 신념이 뚜렷하며 「부하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핸디11의 수준급 골프 실력으로 요즘도 주말이면 유재흥전국방장관·허정구씨·이상국예비역장군등과 함께 필드를 찾는다. 그밖에 스키도 즐기는등 거의모든 운동에 만능이며 바둑·장기도 즐긴다.
『항공의 경종』 이라는 저서가 있고 종교는 갖고있지 않다.슬하에 3남2여.@@허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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