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조끼만으론 부족해" 미군, 측면보호장비 지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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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은 이라크 파병부대의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형 측면 보호장비를 지급키로 했다.

11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육군 지휘부는 세라믹으로 된 어깨 및 겨드랑이 보호판 23만개를 이라크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는 이라크에서 상체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거나 이로 인해 숨진 93명의 병사를 조사한 결과 이중 74명이 측면에서 날아온 탄환 또는 폭탄 파편에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 이라크 주둔 미군은 가슴과 등을 가리는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장비로는 어깨.겨드랑이를 보호하지 못해 많은 병사들이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신형 세라믹 보호판이 처음 선보인 것은 2003년. 초기엔 해병대와 공군의 몇몇 특수부대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장비는 신체보호 측면에선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무게가 많이 나가 병사들의 기동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미군 병사들은 이미 38~56kg의 장비를 메고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이라크 파병 병력이 16만명에 달해 이들에게 모두 신형 보호장비를 지급하려면 적잖은 예산이 들어간다. 육군 당국은 이 때문에 그간 측면 보호판 지급을 미뤄왔다. 그러던 중 전사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부실한 보호장비 때문에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는 여론이 비등하자 미군 당국이 서둘러 입장을 바꾼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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