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오페라 '대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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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91)의 탄생 2백50주년을 3년 앞둔 지금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는 벌써부터 기념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모차르트 서거 2백주기(1991년)에 이어 세계 전역에서 음악애호가들과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관광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페터 루치카는 2006년까지 3년간 '이도메네오''코지 판 투테''마술피리''극장 지배인'등 모차르트가 남긴 오페라 22편을 모두 상연하는 전곡 연주 시리즈 계획을 야심작으로 내놓았다.

이를 위해 2천9백만유로(약 3백86억원)의 예산을 들여 모차르트 오페라 전용극장으로 설계된 '모차르트 하우스'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트슈필하우스(축제극장) 소극장(1천3백40석)을 리노베이션해 음향 개.보수는 물론 발코니석을 확장해 오페라하우스 같은 분위기도 내면서 객석수를 1천7백석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25년 개관한 후 63년 리모델링을 한 이 극장은 오는 29일까지 '후궁으로부터의 유괴'를 상영한다. 객석 규모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모차르트 무대이긴 하지만 객석의 폭이 좁은 데 비해 너무 길어(55m) 음향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오페라에 부적합하다는 판단에서 개.보수에 돌입하는 것이다. 다음달 착공해 2005년 11월 완공한 다음 2006년 7월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지휘하는 '피가로의 결혼'으로 재개관할 계획이다.

오스트리아 연방정부가 1천만유로(약 1백33억원), 잘츠부르크 주와 시에서 각 5백만유로(약 66억원)의 지원금을 약속했고 음악애호가인 미국 출신의 출판 재벌 도널드 칸(79)이 5백만유로(약 66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개인 기부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20년 모차르트 축제로 시작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지만 딱히 모차르트 오페라를 상연하기에 적합한 무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모차르테움 음악원 극장(8백석)은 콘서트 전용홀이고 란데스 극장(7백7석)은 객석수가 너무 적어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60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로 개관한 축제극장 대극장(2천1백79석)은 흥행에는 도움이 되지만 무대나 객석 규모가 모차르트를 연주하기엔 너무 큰 것이 사실이다.

잘츠부르크 시는 '모차르트 하우스'개관과는 별도로 현재 '돈조반니'가 상연 중인 축제극장 대극장도 개.보수해 탄생 2백50주년 기념행사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www.mozart2006.at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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