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들에게 자폭 테러 강요하는 끔찍한 부모, 영상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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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드 추종자인 시리아인 아버지가 어린 두 딸을 품에 안고 ‘폭탄 테러’ 임무를 설명하는 모습(동영상 캡처).

지하드 추종자인 시리아인 아버지가 어린 두 딸을 품에 안고 ‘폭탄 테러’ 임무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지하드(성전·聖戰)를 하기에 어린 나이는 없다”고 어린 딸을 구슬려서 자살 폭탄 테러에 가담시킨 이슬람 극단주의자 부모의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7세 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경찰서 폭탄 테러 사건에 동원돼 숨진 것으로 보인다.

27일 영국 타블로이드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최근 시리아 극단조직 소셜미디어 상에 시리아 부모가 어린 딸을 지하드 임무에 세뇌시키고 아이와 작별인사 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돌고 있다.

임무에 투입되기 전 서구 소녀들과 같은 일상 복장으로 갈아입은 두 딸들 [사진 동영상 캡처]

임무에 투입되기 전 서구 소녀들과 같은 일상 복장으로 갈아입은 두 딸들.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영상에선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7세 딸에게 “뭘 하려는 거지?”하고 묻는다. 아이가 “폭탄 공격이요” 라고 답하자 “그들을 죽이고 싶지?”라고 재차 묻고 아이는 “인샬라(신의 뜻대로)”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9세 딸에게도 “두렵니?”라고 묻고 딸은 “아니요. 인샬라”라고 말했다.

영상은 두 개 클립으로 돼 있는데, 첫 편에서 아이들은 검은색 히잡 차림으로 아버지 품에 안겨 있다. 두 번째 편에선 서구 소녀들 같은 일상 옷차림으로 갈아 입었다.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가 이들의 이마에 키스를 한 뒤 어딘가로 보내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촬영자가 어머니에게 “왜 어린 아이들을 보내느냐”고 묻자 그녀는 “모든 무슬림은 지하드를 하도록 돼 있다. 지하드를 하기에 어린 나이란 없다”고 답한다.

영상에 입혀진 ‘해설’에 따르면 이 중 7세 소녀가 폭탄 허리띠를 차고 경찰서로 들어갔고, 부모가 원격으로 폭탄을 터트렸다. 현지 신문에 따르면 지난 16일 한 소녀가 다마스쿠스의 미단 구역 경찰서로 들어와 화장실을 찾던 중 소녀의 몸에서 폭발물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경찰관 3명이 다치고 경찰서 건물이 크게 부서졌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상에 등장한 아버지 역시 최근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에선 지난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들고 내전이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31만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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