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영준씨 미발표유고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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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모범경작생』『추정』의 작가 고 박영준(1911∼77)의 미발표 유고가 발굴되어 문단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발견된 원고는 단편(38장), 미 완성장편(1백66장), 콩트2편 및 수필2편(합계 40장) 등 모두 2백자 원고지 2백44장 분량이다. 제목은『외로운 집』(장편),『어머니』『부화』(콩트), 『예술에의 굶주림』『주체적 발전과 사대주의』(수필) 등이며, 단편은 제목이 붙어 있지 않다.
이번 유고는 지난83년 고인의 맏아들인 승렬씨가 전집으로 묶기 위해 이미 발표된 단행본과 함께 문학평론가 정현기씨에게 건네준 것으로 그 동안 출간이 여의치 못해 그대로 보관해왔다는 것이다.
작품이 집필된 시기는 정확하게 명기되어있지 않으나 단편 속의 배경(농구장의 열기·동남아 원정경기 붐)등으로 미루어보아 작고하기 훨씬 전인 60년대 초반일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단편·수필·콩트는「신태양사 출판국」이라는 붉은색 마크가, 장편은「고려문화사」라는 푸른색 마크가 각각 찍힌 원고지에 씌어져 있었으며, 어디엔가 발표할 의도였는지 특유의 흘림체로 깨끗이 정서 되어 있었다.
이번에 발굴된 소설들은 해방이후 초기식민지 농촌 상에서 도시로 옮아온 그의 문학세계를 대변하듯 대도시 젊은이들의 애정문제를 다룬 작품들이다.
단편은 농구선수인 두 남녀의 사랑을 그렸고, 장편 역시 모리배와 결혼한 한 여인의 사람과 복수를 흥미롭게 전개시키고 있다.
이밖에 콩트·수필들은 가정문제, 예술을 보는 시각 등을 매우 진솔하게 담고 있어 마치 작가 자신의 생활을 공개한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발굴된 원고는 월간 『문학사상』7월 호에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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