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협회장 29일 27대 회장 선출…회원사 “교섭력 갖춘 후보 선출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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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 관련 최대 이익단체인 대한건설협회(이하 건협)가 오는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제27대 회장 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는 특히 2008년 24대 회장 선거 이후 8년여 만에 2명 이상의 회장 후보가 등록해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2일 건협에 따르면 27대 회장 선거에는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와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이사(이상 가나다순)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에 따라 건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9일 정기총회에서 선거를 치러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정기총회에서는 두 후보가 총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정견 발표한 이후 투표에 들어간다. 당선자는 총회 구성원의 과반수 출석에, 출석 구성원의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차기 건협 회장은 내년 3월 1일부터 3년 단임으로 협회를 이끌게 된다.

권 대표는 SOC 예산 확대와 중소건설업체를 위한 공동도급제 확대, 발주처 부당 공사비 삭감행위 퇴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 대표는 중소건설업계 애로사항 해결과 회원사 협회 참여 확대, 노후 인프라 재시설 등 새 건설시장 먹거리 발굴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1947년 출범한 대한건설협회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초대회장을 지냈고 7300여 개 건설사를 회원사로 둔 국내 최대 이익단체다. 업계를 대표해 정부 측과 민원을 논의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회장은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사장, 건설기술교육원 이사장 등을 겸하게 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회원사들은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규제 쪽으로 정책 방향을 튼 데다 대출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 측과의 민원을 논의하는 창구 역할이 절실하다는 분위기다. 한 중견 업체 대표는 “지금의 건설업계 불황을 타개하려면 폭 넓은 네트워크와 대외적 활동력을 갖춘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건협 회장의 대표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중견이 아닌 중소 업체 대표가 회장을 맡다 왔고 이 때문에 업계 살리기보다는 본인 회사 살리기에 급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협회 역대 회장 중 시공능력평가 50위 안의 중견 업체가 회장을 맡았던 예는 극히 드물다. A건설 대표는 “교섭력이 약한 중소 업체 대표가 회장을 맡다보니 업계를 대표해 정부와 민원을 논의하는 창구 역할을 제대로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8년여 만에 경선 레이스가 펼쳐진 만큼 무엇보다 교섭력을 갖춘 회장을 선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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