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머 직장여성 등장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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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최근 TV드라머에 캐리어 우먼(직장여성)들의 등작이 눈에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전문직 여성들의 증가를 반영한 것.
현재 MBC-TV의 『사랑과 야망』을 비롯, KBS제2TV의 『애정의 조건』, M-TV의 『도시의 얼굴』, K-lTV의 『푸른해바라기』등 비교적 20∼30대 여성들의 삶을 다룬 드라머의 경우 같은 캐리어 우먼이라도 평범한 여회사원보다 여배우·가수·패션디자이너·광고사진작가·리포터등 특수한 생활환경을 가진 「프로」여성들이 주인공이거나 그에 맞먹는 배역을 맡고 있다.
이는 드라머의 스토리전개에 있어서 다양한 극적사건을 이 인물들을 통해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어 드라머의 특색을 살리면서 동시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을 대부분 강한 개성을 지닌, 예컨대 고집세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표현, 「일」을 가진 현대여성들을 도식적으로 묘사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
극중 캐리어 우먼의 삶과 의식이 보편성 있는 주제로 표출되기 보다는 「평범하지 않은 여자들 얘기」라는 소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 방송심의회 지적에 나타난 바와 같이 여성음주장면 전체의 71%를 이들이 차지, 실내녹화에 드라머전개를 의존하려는 안일한 제작의도외에 여성의 사회생활을 정면에서 다루기보다는 음주등 신변잡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여성의 사히진출이 다각화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상류계층에 국한된 이들의 삶은 중시하면서 대다수 일하는 근로여성들의 생활을 외면함으르써 현재 TV드라머가 계층적 편향현상에 빠져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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