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한국민은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 희망”…퇴임기념 행사서 '셀카' 찍기도

중앙일보

입력

 

오는 31일 퇴임을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출입기자단과 마지막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여전히 애매모호했지만 대선 출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이어갔다.

반 총장은 “한국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란 질문에 “한국민들은 어렵게 성취한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새로운 지도자 상으로 ‘포용적 리더십’을 언급했다. 반총장은 “한국 국민들이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inclusive leadership)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라의 미래에 대한 한국민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다. 한국민들이 (특유의) 회복력과 매우 성숙한 민주체제를 통해 어려움을 이른 시일 안에 극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반 총장은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주며 격의 없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직후 열린 유엔출입기자협회(UNCA) 연례만찬에서도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스냅챗’으로 강아지 분장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퇴임 후 민간인이 된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한 코믹 동영상에선 영화 ‘타이타닉’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타나 “난 세상의 왕이다(I am the king of the world.)”라는 대사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행사 사회자는 “반 총장을 떠나보내 아쉽지만 그가 내년 9월 유엔총회 정상회의 때 (한국의 대통령으로) 다시 올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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