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온라인 교실] 지급준비율이 무엇인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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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Q: 경기가 과열돼 물가가 상승하면 한국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해서 물가를 안정시킨다고 합니다. 지급준비율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물가를 안정시키는지 알려주세요.<독자 송효진 님>

A: 물가는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데, 물가가 내리지는 않고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시중에 돈이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돈이 지나치게 늘어나서 물가가 계속 오르면, 사람들은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돈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미리 물건을 사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물가는 계속 오르게 되고 돈 가치는 더욱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통화량)을 알맞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화량을 적정수준으로 조절하는 일은 중앙은행(한국은행)이 담당하는데, 중앙은행은 공개시장 조작정책, 금리 정책, 지급준비율 정책 등을 통해 통화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합니다.

먼저 지급준비율 정책으로 어떻게 통화량을 조절하는지 설명하겠습니다.

금융기관은 예금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의무적으로 한국은행에 예치하거나 은행이 보유하고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을 '지급준비율'이라고 합니다.

지급준비율 제도는, 당초 은행이 돈이 없어 예금을 내어줄 수 없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즉,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시중에 자금이 너무 많이 풀려 있다고 판단되면 지급준비율을 높여 통화량을 줄이게 되는 것입니다. 즉 지급준비율을 높이면 은행은 한국은행에 맡겨야 할 돈이 많아짐에 따라 시중에 돈을 많이 공급할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통화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지급준비율을 낮추게 됩니다.

현재 적용되는 지급준비율은 요구불성 예금.저축성 예금 모두 11.5%이며 이는 지난 1990년 2월에 결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은행들은 전체 예금 중 11.5%에 해당되는 금액만큼을 중앙은행에 맡겨둬야 합니다.

중앙은행이 13년 전에 정해진 지급준비율을 아직까지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은, 지급준비율의 비중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세계 각국이 주로 금리 정책을 통해 경기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김인철 kdi경제정보센터 나라경제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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