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체전 축소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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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일간의 열전을 통해 새싹들의 힘과 기(기)를 겨뤘던 제16회 전국소년체육대회는 부산·울산·포항·대구등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대회기간내내 비가 내리는 악천후속에서도 대체로 질서있고 차분하게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대회가 과연 진정한 의미의 새싹들의 잔치였느냐에는 의문이 남는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을 앞두고 개막식도 올림픽과 같은 하오3시에 벌였는데 식전· 식후행사의 화려함과함께 양적비대화에 따른 제반문제점들이 적지않게 노출됐다.
우선 개최지 부산시가 시설비등 막대한 재정부담때문에 세차례나 반납의사를 밝히는등 우여곡절속에 4개도시로 분산개최케 됐다.
이때문인지 부산시측은 사전준비도 소홀했고 개회식이 끝난뒤부터는 대회운영에도 무관심해 각종 편의시설및 선수단서비스가 불충분, 각시도선수단으로부터 크게 불평을 샀다.
성인들의 행사인 전국체전을 모방한 종합점수제채택에따라 소속팀 「어른」들의 과열된 순위경쟁으로 축구에서 몰수게임이 나오는등 주인공인 「어린이」들은 대회참여의 즐거움보다는 성적에 대한 무거운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체중감량으로 성장기 어린이들의 건전한 발육에 역효과를 낼수도 있는 복싱·역도·레슬링·유도등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기본종목 위주로 대회를 축소하거나, 「각종목 4강진출팀 (자)」들로 참가범위를 줄이자는 의견등이 꾸준히 대두, 올림픽후에는 개혁이 불가피해졌다.
소년체전을 각시도에서 개최마저 꺼리는 방만한 기량경쟁의 대회에서 스포츠를 바탕으로 한 어린이 종합축체로 유도해 나가는 문제는 올림픽을 치른후 체육계의 과제로 남을것 같다.
이번 대회는 일기가 불순했음에도 불구, 한국신 1개와 대회신 1백71개가 수립되어 지난해 (대회신 1백66개)보다 나은 기록향상을 보였다. 【부산=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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