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촛불집회] 대구 촛불집회 현장에선…“탄핵은 시작일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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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5시쯤 대구시 중구 CGV대구한일극장 앞. 시민들(주최 측 추산 7000명·경찰추산 2700명)이 ’박근혜 구속’과 ‘새누리당 해체’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모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탄핵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구속을 촉구했다.

전성수(51·달서구 이곡동)씨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박 대통령의 탄핵이 이뤄져서 다행이다. 국회가 밥값을 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지지자라는 정모(43)씨는 “박 대통령과 일부 친박 세력이 새누리당을 망치고 있다. 보수를 대변하는 새누리당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배신자인 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새누리당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유경(20·여·수성구 시지동)씨는 “탄핵 가결 후 촛불집회 참가자가 줄어들까봐 현장에 나왔다”며 “박 대통령 구속 때까지 매주 나와서 힘을 보탤 생각이다”고 말했다.

집회를 주관한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이날 5시부터 2시간가량 자유발언과 공연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대구 한일극장 앞 도로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 왔다는 김종웅(51)씨는 “탄핵은 축구로 비유하면 이제 몸만 푼 것에 불과하다”며 “아직 대한민국에는 나라를 망치는 수많은 최순실이 있다. 우리는 이 좋은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세월호 실종자인 단원고 조은아 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도 무대에 올랐다. 이씨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는 나라, 사람의 생명이 존중받는 나라다”며 “미수습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돼고 싶다. 세월호 인양에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이어 7시쯤부터 시민들은 집회 장소에서 2.4㎞ 떨어진 중앙로까지 행진했다.

대구=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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