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청소한 의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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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들이 집회 때 계란을 맞아 더러워진 새누리당사를 청소해 논란을 빚고 있다. 4일 경찰인권센터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3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가 끝난 후의 모습이다. 사진에선 의경들이 빗자루와 호스를 이용해 당사 주차장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당시 참가자들은 “새누리당은 최순실 국정 농단의 공범”이라며 날 달걀을 당사에 투척했었다.

이 사진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명백한 정치 중립 위반이다. 청소한 의경들과 직원들이 얼마나 모멸감을 느꼈겠나”, “새누리당에서 시킨 건지 확인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사진을 게시한 경찰인권센터 소장 장신중 전 총경은 “경찰관이 새누리당 청소원인가”라며 “이를 지시한 이를 찾아 직권남용과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당 사무처 실무진에게 ‘청소 협조 요청을 경찰에 하라’고 지시하지 않았고 그런 요청을 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기 근무처를 직접 청소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집회 후 의경들이 청소한 것은 그곳이 새누리당 당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들이 근무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라며 “군인이 내무반이나 근무지를 청소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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