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 「경로의식」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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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경로의식이 약화되고 있다는 종래의 주장과는 달리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여전히 노인에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고, 부모 책임의식도 투철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서병숙 교수(한양대·가정관리학)가 한국과 일본 대학생1 천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생의 노인관에 관한 조사연구』(『사회보장론집』제 6집)에서 밝혀진 것.
한국학생의 76.7%가 조부모이외의 노인과 대화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학생은 71.6%가 거의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다고 응답, 노인에 대한 관심의 차를 반증.
효도에 대해서도 한국학생의 94.5%가 「당연하다」고 인식하고있는 반면 일본학생은 71.8%만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반발」을 느끼는 학생도 3.0%로 한국학생의 7배가 넘었다.
효의 내용도 양국간에 서로 차이를 보였는데, 한국의 경우 대다수가 「부모의 말상대가 되기도 하고 빈번히 교류하는 일」(58.1%)로 정서적인 면을 꼽은 반면 일본은 「자신이 자립하여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일」(40.9%)이라고 지적.
나이든 부모가 자립할 수 없는 경우 한국학생의 절대다수(남학생 67.9%, 여학생 57.6%)가 「어떤 일을 해서라도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데 비해 일본학생은 「자신의 생활능력에 맞춘다」는 응답자가 대부분(남학생 58.9%, 여학생 54.2%)으로 나타났다.
노인과 노인문제에 관한 영향은 한일 모두 가정(한국 66.3%, 일본 53.8%)과 매스컴(한국 66.9%, 일본 65.6%)이 가장 큰 것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한국학생의 경우 93.5%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효도교육을 받은 반면 일본학생은 전혀 받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28.4%나 돼 『효자 집안에서 효자난다』는 우리 속담을 입증.
서교수는 경노의식 약화에 대비, ▲학교·가정·매스컴을 통한 효도교육 강화 ▲부모·자녀간의 심리적 독립 및 상호 역할 교환 등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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